연남동드디어 연남

패션디자이너인 건축주 부부는 연남동이 가진 묘한 감성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고, 아기자기한 소품가게나 디자이너들의 공방이 모여 있어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과 즐겁게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한번도 와보지 않았던 ‘연남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단번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동산 가치나 학군이 아닌 도시의 매력을 느끼고 저희를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이었습니다.

40평이 조금 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 대지를 접하고, 우리는 건축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건축주가 가지고 있던 훌륭한 가구와 그림이 돋보일 수 있고, 그들이 원하는 공간을 충실히 구현 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라 생각했습니다. 도심지내 건축작업의 대부분은 필요한 면적과 프로그램을 만족스럽게 구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가가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일상적인 생활에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집이 종종 만들어 지곤 합니다. 더 큰 명성을 가진 검증된 건축가를 찾아 갈 수 있었음에도, 기꺼이 젊은 건축가에게 기회를 준 부부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신중한 마음으로 이 집을 지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입면은 노출 콘크리트 벽면과 에쉬 탄화목으로 구성됩니다. 마주보고 서있는 벚꽃 나무의 그림자들은 탄화목이 만들어 놓은 캔버스에 그림자로 어지러이 그림을 그려 놓은 형국입니다. 반면 실내에서는 거실에 뚫려 있는 큰 창을 통해서 벚꽃 나무가 하나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밖에서는 건축이, 안에서는 벚꽃 나무가 서로에게 풍경이 되어줍니다.

자녀가 독립한 부부는 별도의 침실을 만들지 않고 거실과 침실이 통일 되어있는 스튜디오 형태를 원했습니다. 이런 독특한 발상때문에 우리는 거실에 중정을 크게 만들어 공간감을 극대화 하고 침대를 놓을 수 있는 중층(mezzanine)을 만들어 하나이되 둘인 공간을 만듭니다.
파우더룸을 통해서 드레스룸과 욕실을 가는 동선도 재밌는 요소이고, 욕조 바로 위에 뚫린 작은 천창을 통해 맑은 날엔 하늘을 보고, 흐린 날엔 빗소리를 들으며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욕실 공간도 매력적입니다.
지인들을 초대해 간단한 파티를 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었으면 한다는 부부에게, 짐을 오르내리는 수고가 있더라도 테라스와 키친이 함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창을 열면 내외부가 혼재되어 노천 카페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무엇보다 부부가 가지고 있던 훌륭한 가구들과 그림들을 어디에 어떤식으로 배치할지 처음부터 같이 고민하여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쇼파나 테이블 뿐만 아니라 스피커나 펜던트까지 모두 사전에 협의 하여 세세하게 결정해 나갔습니다.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디자이너는 시공에 들어간 이후에도 매일 현장을 나가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결정해 나갔습니다. 가구제작과 관련한 협업작업도 인상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5미터가 넘는 큰 중층 벽면을 가득 채우는 벽장을 디자인 했고, 이를 구현해줄 팀들과 많은 소통이 필요 했었습니다.

우리가 늘 강조하는 ‘소통’이라는 키워드는 한쪽에서만 열심히 소리지른다고 되는것이 아닙니다. 건축주와 건축가, 건축가와 시공자, 시공자와 건축주. 이 모든 앙상블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소통’이 되면 그 프로젝트는 늘 진정성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건축가에게 소중한 기회를 준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건축가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고, 이런 열정을 시공자들은 기꺼이 받아주고 도와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건축이 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이해해준 건축주의 배려가 이 프로젝트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가게 해준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젊은 건축가들과 합심하여 만들어 낸 이 작은 건축이, 부부가 사랑한 도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모멘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구분: 신축
위치: 서울시 연남동 241-35
대지: 129.56㎡
건축면적: 72.21㎡
연면적: 277.41㎡
층수: B1-4F
용도: 도시형 생활주택
준공: 2017
사진: 송유섭

Location: 241-35, Yeonnam-dong, Seoul
Lot Area: 129.56㎡
Lot Coverage: 72.21㎡
Gross Floor Area: 277.41㎡
Building Bulk: B1-4F
Program: Multi-purpose building
Completion: 2017
Photographs: Yousub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