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동제주 사람의 집

집을 의뢰한 젊은 부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말 그대로 서울 사람이었습니다.

도시 생활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 부부는 수년전 제주도로 내려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제주에서의 삶은 꽤 괜찮은 성과를 이루었고, 부부는 그동안 꿈꿔왔던 집을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둘은 제주 사람이 되었습니다.

 

둘의 보금자리로 점찍은 장소는 따뜻한 바람이 1년내내 불고 남쪽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 보이는 서귀포 구도심의 작은 땅이었습니다.

수십년간 자연스럽게 성장해 왔을 이 작은 도심은 몇년전후로 관광객의 발길이 잦아지자 신도시 개발지에서 자주 보일법한 맥락없는 상가건물이 들어서고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텔 건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이중섭 거리등 장소가 주는 이야기가 너무도 많은데, 관광객을 빨리 받아 수익을 얻고자 하는 일부 지역주민과 이런 흐름을 통해 개발이익을 취하려는 몇몇 업자들에 의해 서귀포는 도시적 맥락에 대한 고민을 해볼 겨를도 없이 그렇게 그저그런 건축으로 채워지고 있는 장소였습니다.

부부는 건축가에게 보낸 첫번째 메일에 본인들의 요구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서 주셨습니다. ‘층고가 높고 바람이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티비를 전혀 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이 설계에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옥상에서 자연바람에 빨래를 말리고 싶습니다’ 등 본인들이 원하는 공간적 특징을 따뜻한 문장으로 잘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중 가장 첫번째 리스트가 저희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동네와 조화스러운 건물을 짓고 싶습니다’

부부가 사랑하는 제주를 헤치지 않는 건축을 하고 싶다는 건축주의 첫번째 요청 사항이 깊은 울림을 주었고, 이는 프로젝트 전반의 철학이 되었습니다.

메일로 적어 보낸 요구 사항을 하나하나 충족 시켜나가면서 주어진 예산을 지키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았지만, 끝내 제주의 푸른 하늘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집이 완성된거 같아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장소를 위해, 도시와 소통하는 건축을 해달라는 멋진 의뢰를 받았던

 

제주사람의 집입니다.

구분: 신축
위치: 서귀포시 서귀동 696-3
대지: 109.00㎡
건축면적: 72.56㎡
연면적: 234.46㎡
층수: 4F
용도: 근생 및 다가구주택
준공: 2018
사진: 송유섭

Location: 696-3, Seogwi-dong, Jeju
Lot Area: 109.00㎡
Lot Coverage: 72.56㎡
Gross Floor Area: 234.46㎡
Building Bulk: 4F
Program: Multi-purpose building
Completion: 2018
Photographs: Yousub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