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Be here now

한때 서울 근교에서 일명 “땅콩 주택”이라 불리는 듀플렉스 하우스가 유행했습니다. 두 명의 집주인이 대지를 공동소유하고 맞벽 형태로 주택 두 개를 지어 마당을 공유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개념이 알려지며 각광을 받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주택을 지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Be here now’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대지를 공동으로 소유하는 듀플렉스 하우스의 개념을 도심지 상가주택에서 구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가가 비싼 도심지의 땅을 공동으로 매입하면 일정 면적 이상의 대지를 좀 더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층부에는 상가를 넣어 임대수익을 창출하여 이자 비용이나 유지 관리비 등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상가를 제외한 주택부분은 각자의 삶의 방식에 맞춰 건축하는 방식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에 상가 3개 층을 넣고, 지상 3~5층을 종으로 반을 잘라 두 가족이 각자의 단독주택으로 쓰고 있습니다. 동일한 면적을 쓰고 있지만 두 집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내부의 구성 또한 완전히 다르게 배치 되어 있습니다.

건축가의 집은 3층 거실, 4층 부엌, 5층은 침실과 욕실로, 한 층에 하나의 프로그램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층별로 개성이 다른 공간을 만들어 일상에서도 다양한 공간감을 느끼는 것이 재밌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로 벽면을 두고 부분적으로 합판이나 원목을 이용해 내부를 디자인했습니다. 재료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본인의 디자인 스타일을 직접 거주하는 공간에서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공동 건축주는 3층에 부엌과 거실을 모두 배치하여 일상생활에서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4층에는 부부의 침실과 미래에 태어날 아기를 위한 방을 두었습니다. 5층에는 LP 감상과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라운지를 테라스와 함께 두어 제2의 거실을 쓰고 있습니다. 부부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도 만들고 부부만의 시간도 보내며 특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 곳곳에 귀여운 반려묘를 위한 디테일들을 고민했습니다.

‘Be here now’ 프로젝트는 서울처럼 주거비용이 높은 대도심에서 각자의 삶의 방식에 맞춘 집을 소유하면서 경제적 이익도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대안이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삶을 닮는 그릇을 대기업이 찍어내는 아파트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집=부동산 투자’로 낙인을 찍고 늘 경제적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면서, 본인의 개성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만드는 이 재미없는 도시의 철학에 맞서 작은 도전을 해본 셈입니다.

프로젝트의 이름처럼 이곳에서 도시의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길 희망해 봅니다.

구분: 신축
위치: 서울시 연남동 241-74
대지: 166.90㎡
건축면적: 91.45㎡
연면적: 372.98㎡
층수: B1 – 5F
용도: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
완공: 2017
사진:

Location: 241-74, Yeonnam-dong, Seoul
Lot Area: 166.90㎡
Lot Coverage: 91.45㎡
Gross Floor Area: 372.98㎡
Building Bulk: B1 – 5F
Program: Multi-purpose building
Completion: 2017
Photograp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