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하우스Gil House

‘연남동’은 30~40년 전 업자들이 지어놓은 적벽돌의 다가구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수십년간 별다른 도시계획 없이 자연스레 가로가 형성된 작은 골목길들이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방향성 없이 펼쳐진 3미터도 안되는 이 좁은 골목길덕에 초행길인 사람들은 곧잘 길을 잃곤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이 골목길들이 젊은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외국인들에게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와 골목 곳곳에 건축이 한창인 곳이 되었습니다. 서울의 현대성과 근대성이 동시에 교차하는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이곳에 조앤파트너스가 세개의 신축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도시를 걸어다니는 경험은 소중합니다. 현대와 같이 빠른 속도의 이동수단을 통해 장소와 장소를 점으로 이동하는 시대에는 특히나 걸어서 도시를 만끽하는 경험은 매력적입니다. 서울의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이 주목 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고 연남동도 구석구석 골목길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는 동네입니다. 이런 지역들의 공통점은 건축물의 저층부에 상가시설이 있다는 점입니다.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파리나 뉴욕같은 도시들도 기본적으로 1~2층은 상가시설로, 3~5층은 주거시설로 많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과 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이 거의 없는 도시이기 때문에 건물마다 작은 상가들이 있고 그 공간에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작은 상점들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도시의 색을 만들고 문화를 만듭니다.

그런면에서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은 안타까운점이 많습니다. 도시안에 섬을 만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구도심의 경우도 일반적인 다세대주택들의 대부분 저층부에 필로티 주차장을 만들어 세대수를 늘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빌라가 많은 지역을 방문하면 주차장만 보이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찾아갈 이유도 없고 밤이 되면 어두워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아파트나 빌라같이 땅을 밟지 않는 주택에서 살고 쇼핑몰이나 마트같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장소로 빠르게 이동하여 생활합니다. 그런 패턴이 계속 되면 도시는 점만 남고 점을 제외한 장소들은 생명력을 잃어가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남동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저층부에 꼭 상가를 넣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방 개수를 원하는 건축주를 설득하여 1층과 2층에 상가를 넣어 연남동을 걸어다닐 이유를 계속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도시의 지속적인 생명력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에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서울을 살고 있지만 건축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소성을 담지 못한 건축은 껍데기를 만드는데 불과 합니다. 도시가 만들어 놓은 그 풍경을 존중하는 건축을 앞으로도 하고자 합니다.

구분: 신축
위치: 서울시 연남동 382-14
대지: 175.00㎡
건축면적: 78.35㎡
연면적: 170.31㎡
층수: 3F
용도: 도시형 생활주택
준공: 2016
사진: 정해욱

Location: 382-14, Yeonnam-dong, Seoul
Lot Area: 175.00㎡
Lot Coverage: 78.35㎡
Gross Floor Area: 170.31㎡
Building Bulk: 3F
Program: Multi-purpose building
Completion: 2016
Photographs: Haewook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