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오래 1Raon Ore 1

‘연남동’은 30~40년 전 업자들이 지어놓은 적벽돌의 다가구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수십년간 별다른 도시계획 없이 자연스레 가로가 형성된 작은 골목길들이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방향성 없이 펼쳐진 3미터도 안되는 이 좁은 골목길덕에 초행길인 사람들은 곧잘 길을 잃곤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이 골목길들이 젊은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외국인들에게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와 골목 곳곳에 건축이 한창인 곳이 되었습니다. 서울의 현대성과 근대성이 동시에 교차하는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이곳에 조앤파트너스가 세개의 신축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라온오래’는 순우리말로 ‘라온’은 즐거운, ‘오래’는 마을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서울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는 연남동을 즐거운 마을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라온오래2’ 는 대지가 100평으로, 보통 40~50평 사이가 대부분인 주변 필지들에 비해 상당히 큰 면적입니다. 적벽돌의 다가구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동네에 두배가량 큰 건물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초기 디자인을 진행할때 부터 이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주어진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건축주가 원하는 최대 면적을 확보하되 주변풍경과의 이질감이 나지 않는 디자인을 구현 하고자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매스를 덤덤하게 올리기로 결정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단순한 매스를 연남동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벽돌을 이용하여 감싸기로 했습니다. 연남동을 덮고 있는 붉은 벽돌 사이에서 푸른색 고벽돌로 덮인 우직한 덩어리를 세워 도시의 표정은 받아 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남동을 상징할 수 있는 오브제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라온오래1’은 골목길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습니다. 중간을 가로 질러가는 일자형 계단에서 느껴지는 좁고 긴 공간감은 연남동을 처음 마주했을때 느꼈던 미로같은 골목길에서 느꼈던 인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였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건축물들은 사라지지만 그 기억을 남겨 놓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도로쪽을 향한 창을 하나도 내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덤덤하게 막혀진 흰색 벽과 단순하게 뚫려있는 노출 콘크리트 덩어리의 조합이 중앙에 뚫려진 진입로의 공간감을 강조하고 수평의 골목길을 수직으로 변형하여 건축물 내부에서 골목길을 탐험하는 감성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건물의 정문이 2층에 있다는 점입니다.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주거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하나의 동선을 이용해야 하는 작은 건물의 불편함을 고려해 주택에 들어가는 공용현관을 2층으로 올려 상가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동선을 분리했습니다. 수직으로 연장된 골목길의 이미지를 따라 올라가면 목재로 만들어진 따뜻한 대문이 나타나 아늑한 집으로 이끌어 줍니다.
중앙의 계단을 강조하기 위해 도로쪽 창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측면에는 창이 많습니다. 리듬감있게 배치된 이 창들은 도로를 약해 과묵하게 있던 건축물에 생기를 불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층부의 단단함과는 달리 상층부는 주거가 가지는 따뜻함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서울을 살고 있지만 건축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소성을 담지 못한 건축은 껍데기를 만드는데 불과 합니다. 도시가 만들어 놓은 그 풍경을 존중하는 건축을 앞으로도 하고자 합니다.

구분: 신축
위치: 서울시 연남동 380-42
대지: 181.00㎡
건축면적: 103.38㎡
연면적: 352.28㎡
층수: 5F
용도: 도시형 생활주택
준공: 2014
사진: 정해욱

Location: 380-42, Yeonnam-dong, Seoul
Lot Area: 181.00㎡
Lot Coverage: 103.38㎡
Gross Floor Area: 352.28㎡
Building Bulk: 5F
Program: Multi-purpose building
Completion: 2014
Photographs: Haewook Jeong